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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황해'는 한 남자의 가슴 먹먹한 사랑 이야기다. (스포)
    review 2020. 5. 29.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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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를 사랑해서 목메어 울어 본 적이 있는가!

     

    2010년 12월 크리스마스이브. 나는 지금의 아내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그 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개봉한 하정우, 김윤석 주연의 영화 '황해'. 달달하고 로맨틱한 크리스마스 대목을 노리기엔 너무도 남자의 향기가 진한 잔인 액션 추적극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감독과 출연진에 비해 아쉬운 관객수(226만)를 기록하고 말았고, 이는 나홍진 감독의 전작 '추격자'에 반도 못 미치는 결과였다.

     

    영화 보는 걸 좋아했던 나 역시 당시 '황해'를 극장에서 보지 못했고, 얼마 전까지도 그랬다. 그 당시 애인과 지금의 아내는 잔인하고 피 튀기는 영화를 보지 않는다. 혼자 보면 되지만 어쩌다 보니 챙겨보지 못했었다. 그저 친구들과 주변에서 하정우가 먹었네 김윤석이 찍었네 정도 들었을 뿐 줄거리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얼마 전 아내가 처가에 간 밤. 채널 OCN을 통해 '황해'를 봤다.

     

    영화 '황해' 포스터

     

    영화는 예상대로 어두 침침했고, 상남자들이 인정사정 보지 않으며 피 튀기며 찔러대고 있었다. 시원했다. 역시 김윤석 배우의 거친 호흡과 집요한 액션은 내 마음에 쏙 드는 연기다. 하정우 배우 역시 뭔가 어설프지만 강단 있는 조선족 '구남'을 잘 연기하고 있었다. 영화 줄거리를 대충 이야기하면 '연변'에서 택시 기사를 하며 사는 '구남'이 돈 벌러 한국으로 간 아내 때문에 생긴 빚을 갚으려 '면정학'에게 청부살인을 의뢰받아 한국으로 간다. 낮에는 살인 계획을 세웠고, 밤에는 아내를 찾으러 다녔다. 이윽고 목표물을 찾아 죽이려고 하는 찰나! 다른 청부살인자들 때문에 일이 틀어졌고, 결국 '면정학'이 한국으로 온다. 계획이 어긋난 '면정학'과 아내를 찾지 못하고 중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구남'은 적이 되어 처절하게 싸운다. 결국 살아서 연변으로 돌아간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혹시 모를 관객들을 위해 내용을 다 얘기하지 않겠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건 이 피 튀기는 영화에서 로맨스를 느꼈다는 거다. 아내가 너무 그리워 다른 남자 품에 있는 아내를 보는 악몽에 시달리는 '구남'. 떠난 아내를 미워해보기도 하지만 결국 그리움이 앞선다. 아내가 남긴 빚 6만 위안을 갚겠다는 건 핑계다. '구남'은 아내를 찾기 위해 한국으로 간 거다. 한 남자의 국경을 넘는 처절한 싸움은 다 사랑을 찾기 위함이었다. 영화의 마지막은 얄궂게도 '구남'의 아내가 단정한 모습으로 기차에서 내리는 장면이다. 상상은 알아서 들 하세요 하는 거다...

     

    나도 이 영화에서 그런 감정을 느끼리라곤 상상 못 했다. 배우 하정우의 눈 빛과 애통함이 그랬다. 영화 말미엔 '구남'이 아내를 찾아 함께 연변으로 가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까지 생겼었다. 이게 나홍진 감독의 연출 의도인지 배우 하정우가 그렇게 설정하고 연기한 건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난 가슴 시린 로맨스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다. 이 영화 '황해'라고 쓰고 '남자가 사랑할 때'라고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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