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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벅스원두 '에티오피아' 집에서도 미디엄 로스팅 커피를 마신다.
    review 2020. 5. 1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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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와 김치부침개는 어떻게 굽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웬 뚱딴지같은 소린가? 하지만 사실이다. 커피는 로스팅 그러니까 볶는 정도에 따라 맛이 다르다. 김치부침개 역시 쫀득함이냐 바삭함이냐에 따라 굽는 정도를 달리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김치부침개는 바삭한 '가생이'가 최고의 맛 포인트라 생각한다. 이 바삭한 '가생이'를 만들기 위해선 타지 않게 적절히 잘 구워야만 한다. 아무튼 다시 커피 이야기로 돌아와. 스타벅스가 대한민국에 처음 문을 연건 1999년 7월 이화여대 앞이었다. 당시 이대 앞이 얼마나 트렌디한 대한민국 대표 상권이었는지 알 수 있다. 나 또한 옷을 사거나 친구들과의 약속으로 자주 갔던 곳이었고, 추억이 많은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스타벅스 커피를 맛 본건 그 후 몇 년 뒤 일이었다.

     

    2003년 정도 됐을까? 더운 여름날 친구와의 약속으로 가게 된 압구정동의 스타벅스는 2층 건물에 꽤나 이국적인 외관이 었던 걸로 기억한다. 우린 둘 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해 마셨는데 거 참 쓰다! 란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뭐 입맛은 개인적인 차이가 워낙 크고 아무리 프랜차이즈 커피숍이라 해도 매장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 치고서도 나에겐 그 당시 스타벅스 커피 맛 하면 쓰다, 탄 맛이 난다가 대부분의 기억이었다.

     

    스타벅스 원두커피 '에티오피아'

     

    그래서 였을까? 내 기억으론 스타벅스가 국내에 들어온 몇 년간은 지금의 스타벅스와는 다른 분위기였던 걸로 알고 있다. 오히려 국내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전성시대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 중심에 있던 브랜드가 '카페베네'. 단기간에 가맹점 500개를 돌파하며 여기저기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마치 지금의 스타벅스에 버금갈 정도의 인기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숍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 카페베네가 전략적으로 홍보했던 게 '미디엄 로스팅'. 아마 광고 카피에까지 "미디엄 로스팅 원두라 식어도 변함없는 커피맛"이라고 했던 게 기억난다.

     

    그 당시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숍 대부분이 이 '미디엄 로스팅'을 추구하며 쓰지 않고 부드러운 커피맛을 지향하고 있었고, 마침 그 맛이 대중의 입맛에 맞았던지 카페베네와 더불어 국내 토종 프랜차이즈 커피숍들의 인기는 영원할 것만 같았다. 나 또한 업무차 카페를 찾거나 친구들과의 만남에 주로 갔던 커피숍이 '탐앤탐스' 였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가만히 두고 볼 스타벅스가 아니었을까? 언젠가부터 달라진 커피맛은 점점 국내 커피 애호가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으로 작용했고, 점점 늘어난 매장은 2016년 청담동에 1,000번째 매장을 기록했다.

     

    내 경우 2015년 '한남동'에서 한 달이 넘는 인테리어 공사가 있었는데 마침 현장과 가장 가까운 커피숍이 스타벅스여서 가까운 김에 마시게 된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뭐 그렇다고 스타벅스 커피가 아니면 절대 안 되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가성비 최고의 '빽다방'이 스타벅스 옆에 있다면 주저 없이 '빽다방'이다. 하지만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숍이라면 내 선택은 스타벅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다시 스타벅스인가? 매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10년 정도는 갔을 '탐앤탐스'를 두고서. 답은 역시 달라진 스타벅스 커피맛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타벅스 원두커피 '에티오피아'
    스타벅스 원두커피 '에티오피아'
    스타벅스 원두커피 '에티오피아'

     

    확실히 예전의 스타벅스 커피맛이 아니었다. 달라진 기준점은 불분명 하지만 이런저런 정황상 2014년도부터가 아닐까 유추해본다. 내 주변에도 커피를 꽤나 즐기는 분들이 많았는데 적어도 2014년 이 전에 스타벅스에서 만난 적이 거의 없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대부분이 스타벅스를 가지 않는 이유로 스타벅스 커피는 너무 쓰다 였다. 나와 마찬가지였다. 역시 사람 입맛은 거기서 거기인가? 씁쓸함은 있어도 써서는 안 된다. 그 미묘한 변화로 결국 스타벅스를 드나들게 되었고, 집에까지 데려와 마시게 된 거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를 집에서 마시기 위해서는 원두를 사 와야 한다. 집에 원두를 갈 수 있는 커피머신이나 핸드밀(손으로 돌려 원두를 가는 도구)이 없다면, 구매할 때 갈아달라고 해도 된다. 단, 원두보단 빨리 먹는 걸 권장한다. 또 우리에게 중요한 건 가격. 스타벅스 원두의 가격은 보통 250g에 16,000원에서 18,000원 정도다. 내 경우 250g 한 봉지 사 오면 매일 그란데 사이즈 텀블러 한 병을 대략 2주 정도 마시는 거 같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보통 마시는 아메리카노 '그란데' 사이즈 한잔이 4,600원이니 밖에서 4잔 마시는 가격으로 집에서 2주 정도는 마실 수 있으니 꽤 합리적이다. 그뿐이 아니다. 스마트폰에 스타벅스 앱을 깔고 금액을 충전해서 원두를 구매하면 매장에서 마실 수 있는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한잔이 e-쿠폰으로 제공된다. 결국 매장에서 분위기 내며 아메리카노 한잔하고, 집에서 2주간 스타벅스를 즐기는 비용은 15,000원이 채 안 된다는 거다. 시쳇말로 킹왕짱이다!

     

    스타벅스 원두커피 '에티오피아' / 미디엄 로스팅 원두

     

    스타벅스 '에티오피아'
    가벼운 바디감 / 부드러움 / 아주 약한 쿰쿰함 / 끝 맛이 살짝 씁쓸함 / 잡내가 없음 / 전형적인 미디엄 로스팅된 커피맛
    식었을 때 첫맛은 밑밑함이 있지만 끝 맛에 쿰쿰함과 씁쓸함이 머무름

     

    스타벅스 '에티오피아' 개인차는 있겠지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전형적인 미디엄 로스팅 커피였다. 전에 마셔본 '콜롬비아' 보다 2,000원이 비싼 18,000원이라 아주 가끔 먹을 거 같다만... 아! 스타벅스 원두라고 해서 매장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 커피맛을 기대하면 안 된다. 물론 스타벅스 원두 중 '에스프레소 로스트'가 매장에서 사용하는 원두라고는 하지만 이걸 집에서 마신다고 그 맛이 그 맛은 아닌 거다. 이유야 여럿이지만 그중 커피머신이 가장 큰 요인일 것 같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처럼 고압 추출 커피머신을 가정에서 쓰기는 여러모로 무리가 있으니 말이다. 누가 그러던데 웬만한 소형차 한 대 값 이란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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