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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한산성 때늦은 꽃구경이라도 좋다. feat 남한산성 맛집
    review 2020. 5. 7.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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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답했던 몇 달 만에 산에 올라 드디어 기지개를 켠다.

     

    여행은 좋지만 등산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때문에 산이라곤 어릴 적 뛰놀던 뒷동산과 초등학교 소풍으로 몇 번 가본 '관악산'.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유명한 산이라곤 친척들과 피서로 갔던 강원도 '오대산'이 전부인 거 같다. 그러고 보니 내 의지로 간 적은 단 한 번도 없던 게 산이다. 아내도 산보단 바다를 좋아하니 우린 제법 잘 만났고, 나에겐 산에 오르지 않을 핑계가 하나 더 추가된 셈이었다.

     

    [남한산성] 집에서 10km 이내에 나름 유명한 산이 있다는 걸 안지가 송파구에 산지 2년 만인가? 그리고 10년 만에 가봤다. 아마 이 시국이 아니면 더 지나고 가봤을지도 모른다. 아직은 서로 조심해야 하는 게 맞으니 웬만하면 여행은 나중으로 미뤄두고 당일로 가까운 곳에 나들이나 가자는 현명한 아내의 생각이었다. 

     

    남한산성도립공원 / 안내판
    남한산성도립공원 / 주차장
    남한산성도립공원 / 진입로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그렇게 많을 거라곤 생각 못했다.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 터널을 빠져나와 보이는 첫 번째 주차장은 차들이 꽉 들어찬 모습이었다. 주차장 진입구에는 역시 '만차'를 표시했고, 들어가려는 차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결국 우리는 안쪽으로 더 들어가 주차를 했다. 그동안 답답했을 사람들이 이해는 가지만 너무 안일한 행동들이 아닌가 생각 들 땐 나 또한 같은 곳에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터질 뻔한 입을 다물었다.

     

    우리가 주차한 곳은 '산성종로로터리'에서 우측으로 좀 더 들어가 '남한산성백숙거리'를 지나 '남한산성교회' 맞은편에 있는 널찍한 주차장이었다. 차라리 한적하고 넓은 게 잘됐다 싶었고, 주차장 외곽으로 '가배산성'이라는 카페가 있는데 밖으로 들리는 음악이 내 취향이라 차에서 내릴 때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남한산성교회
    남한산성교회

     

    주차를 하고 다시 '산성종로로터리' 쪽으로 가야 산을 오를 수 있는데 가는 길 우측에 '남한산성교회'가 있었다. 어디서 봤더라? 생각해보니 생각보다 재미있게 봤던 '정우성', '곽도원' 주연 영화 '강철비'에 나왔던 곳이었다. 이 교회가 북한으로 통하는 땅굴의 입구라는 설정이 흥미 있어 기억에 남아 있었다. 이곳을 지나 좀 더 로터리 쪽으로 가까워지면 나오는 '면포 도궁'이라는 빵집이 하나 있었는데, 꽤나 유명한 맛집인 거 같더라. 하루에 두 번 오후 1시에 10개, 오후 4시에 10개만 판매하는 '맘모스빵'이 유명한데 오후 판매시간에 맞춰 4시 6분에 갔더니 품절이란다... 6분 차로 다 팔렸다니 산속 빵집에 이게 웬 말인가 싶었다.  '맘모스빵'을 너무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게 '남한산성'이 또 오라고 미션 하나 던져줬다.

     

    남한산성 빵집 '면포도궁'
    남한산성 빵집 '면포도궁'
    남한산성 빵집 '면포도궁' 앞 신호등

     

    남한산성 '면포도궁'의 '맘모스빵'은 다음에 다시와 구매에 성공하면 따로 포스팅할 예정이다. 그리고 '면포도궁' 옆에 초등학교가 하나 있어 그곳 도로가 요즘 말들이 많은 '스쿨존'이었는데 신호등까지 노란색으로 도색한 게 다소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바로 위 사진처럼 크롭 시켜 보니 최근에 더욱 가서는 안 될 곳에 다녀온 느낌이랄까? 이것저것 할 말이 좀 있지만 아까처럼 입을 다문다.

     

    조금 더 로터리 쪽으로 걸어가니 곧 산으로 오르는 진입로가 보였다. 이제 산에 올라 볼 까? 하는데 배가 고프다! 얼마가 걸릴지 모르는 등정에 앞서 배를 채워야 했다. 마침 고소한 전 냄새가 우리를 자극했고, 코가 이끄는 데로 따라 들어갔다.

     

    남한산성 '파전' 맛집 '김가네 빈대떡'
    남한산성 '김가네 빈대떡' / 해물파전
    남한산성 '김가네 빈대떡' / 해물파전
    남한산성 '김가네 빈대떡' / 해물파전

     

    산에 올랐다 내려오면 저녁을 먹어야 할 시간이라 간단하게 해물파전과 막걸리 한 병을 시켰다. 시원한 바람도 맞고 바깥도 바라볼 겸 입구 바로 앞에 앉아서 오징어가 풍성하게 든 해물파전과 막걸리 한잔을 마시니 기분이 좋아졌다. 이곳 전 맛집 맞았다. 다른 밥이 될 메뉴도 많지만 '김가네 빈대떡' 상호만 보더라도 전은 꼭 먹어야 할 맛집이었다. 음... 알밤 막걸리는 다음엔 패스하는 걸로... 점점 해가 길어지는 시기지만 산은 산이니 까딱 하다간 추워질까 봐 전만 다 먹고 이래저래 막걸리 반 병은 남겨두고 자리를 일어나 산으로 향했다.

     

    낮잠 자는 야옹이
    남한산성 '구'&'신' 성곽
    남한산성 중턱에서 바라본 '롯데타워'
    남한산성 '비석숲'

     

    산을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에도 넓지 않은 비포장 도로를 좀 더 지나야 하는데 그 길에도 식당이 꽤나 많았다. 주로 '가든' 형식의 식당들이었는데 딱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은 없었다. 우리가 선택한 코스는 가장 완만하고 짧은 코스였는데 길 대부분이 포장된 넓은 길이라 이런저런 얘기하며 걷기 좋은 산길이었다. 산 중턱쯤 오르니 잠실이 한눈에 들어오는 '성곽'길이 있었는데 아내와 한참을 바라보며 있었다. 

     

    남한산성 '성곽'은 보전이 잘 된 편이라고 방송에서 전문가가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우리가 다녀간 그날도 일부 구간에서 보수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옛것을 잘 보전하고자 그런지 작업자 분들이 별 도구 없이 맨손으로 보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기저기 '성곽'은 옛것과 보수된 지금 것이 연결되어 있었는데 그 모습도 나름 운치 있어 보였다.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려 코스 막바지에 이르면 왼편으로 '비석숲'이 보인다. 비슷하게 다른 제각각의 모습들이 무언가 사연 있어 보였지만 더 궁금해하지 않기로 하고 사진으로만 남겨본다.

     

    남한산성 '731 돈가스'
    남한산성 '731 돈가스'

     

    드디어 저녁식사 시간. 어디서 무얼 먹을지는 이미 내려오는 길에 정해져 있었다. 최대한 정제해? 고른 블로그 맛집 '731 돈가스'. 남한산성까지 와서 돈가스라니 타박을 들을 수 도 있지만 남들 다 먹는 남한산성 닭백숙보다 유니크한 선택이었다. 사실 둘이서 닭백숙은 가격도 양도 부담스럽기도 했고, 음식 솜씨 좋은 엄마 아들이라 닭백숙을 내 돈 주고 사 먹은 적이 없다. 

     

    남한산성 '731 돈가스' / 메뉴
    남한산성 '731 돈가스' / 밑반찬
    남한산성 '731 돈가스' / 감자전
    남한산성 '731 돈가스' / 감자전
    남한산성 '731 돈가스' / 수제 등심 돈가스
    남한산성 '731 돈가스' / 수제 등심 돈가스

     

    남한산성은 남한산성 인가보다. 돈가스집 메뉴에도 '닭백숙'이 있는 걸 보면 말이다. '731 돈가스' 집은 우리가 주차한 주차장 뒤편에 위치해 있다. 정원이 있는 한옥집처럼 꾸며진 게 돈가스보단 된장찌개가 어울릴 식당의 모습이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저녁 시간인데 손님은 우리 둘 뿐이었다. 사실 문을 열며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흠칫했었는데 사장님과 눈이 마주치기도 했고, 먹어봐야 아는 게 음식 맛 아닌가 하고 자리에 앉았다.

     

    주문한 메뉴는 대표 메뉴 '돈가스'와 '감자전'. 왜? 감자전인가 하면. 아내가 전중에 최고로 좋아하는 전이 '감자전' 이기도 하고, 마침 이곳을 소개한 블로거가 극찬한 또 하나의 메뉴가 '감자전' 이였기 때문이다. 일단 먼저 나온 밑반찬을 먹었다. 이 집이 음식 좀 하나? 알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바로 밑반찬 아닌가. 오~ 별것 아닌 굵은 멸치볶음이 왜 이리 맛있나! 슴슴한 버섯볶음 역시 감칠맛 넘친다! 잘 왔다! 맛집이 분명했다.

     

    밑반찬에 잔뜩 기대가 부푼 우리 부부의 입은 이어 나온 '감자전'을 맛본다. 역시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맛있는 '감자전'이었다. 특히 일명 '가생이'. 고소하니 바삭한 가생이의 맛은 최고였다. 한두 젓가락 먹다 살짝 느끼할 즘 간장소스의 '청양고추' 한 조각 씹으면 싹! 느끼함을 잡아 다음 젓가락을 이끈다. 돈가스가 나오기 도 전 '감자전'은 사라졌다.

     

    우리 부부가 서로를 바라보며 눈짓으로 맛있음을 주고받을 때 '돈가스' 등장! 아내와 내가 좋아하는 '돈가스' 스타일은 얇은 한국식 '옛날 돈가스' 지만 이곳은 그것과는 다른 두툼한 일본식 '돈가스'였다. 튀김옷이 바삭했다. 음... 그랬다. 튀김옷이 바삭했다. 모두가 아는 일본식 '돈가스' 맛 그 이상 그 이하도 하니였다. 맛없다는 건 아니지만 별 다름이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괜찮다. '감자전'이 맛있었으니 된 거다. '731 감자전' 

     

    남한산성 '731 돈가스' / 주차장 할인권 안내문

     

    어딜 가나 주차가 문제지만 '남한산성'처럼 주차장이 있는 곳은 마음이 편하다. 무료이면 좋겠지만 '남한산성' 주차장은 유료로 운영되고 있었다. 시간에 따라 주차비가 달라지는 건 아니고 주차장에 들어갈 때 무조건 3,000원을 결재한다. 하지만 서운할 건 없다. 남한산성에 있는 모든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 주차장을 나올 때 50%를 할인받는다. 산에만 오르락내리락했다면 모를까 식사를 했다면 결국 주차비는 1,500원인 샘이다. 단, 17시 30분 이전에 주차장을 나와야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우리가 나온 시간은 저녁 7시가 훌쩍 넘은 시간. 결국 그날은 주차비 할인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번 방문에 할인권을 제출하면 들어올 때부터 1,500원에 주차를 할 수 있다. 거참 합리적인 정책이다. 안 그래도 요즘 '경기도' 칭찬이 자자한데 하나 더 보탠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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