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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마트 트레이더스 크래프트 맥주 백두산 'IPA' 문베어 브루잉
    review 2020. 4. 2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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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 광고에서 처럼 "아무 맥주나 주세요!" 했다간 큰일 날일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마트에 못 간 지 거의 두 달이 다 되어갈 즘 마스크 새 거 꺼내 쓰고 비장하게 간 이마트 트레이더스. 마침 우리와 같이 참다 참다 왔을까? 평일 오후 시간에 너무 많은 방문자들에 깜짝 놀랐다. 서둘러 리스트에 살 것만 사 집에 가자고 아내와 얘기하며 카트를 밀었다. 계란, 우유, 냉동삼겹살, 채소 몇 가지와 간식거리 그리고 물을 재빠르게 카트에 담았다. 남은 건 맥주. 늘 마시던 맥주 한 박스를 담으러 갔다. 술을 잘 못하는 우리 부부가 그나마 즐겨 마시는 맥주는 술 좀 마시는 사람들에게 권하면 욕먹는 맥주 '필라이트'다. 맥주가 아니라나 뭐라나...

     

    그렇다고 우리 부부가 '필라이트'만 마시는 건 아니다. 종종 편의점에서 4캔에 만원 하는 수입맥주도 마신다. 그땐 아내가 좋아하는 '1664 블랑'을 주로 마시는데 부드럽고 과일향이 나는 게 좋단다. 이런 종류의 맥주를 '에일' 맥주라고 하고, 대표적인 '에일'맥주로 '호가든'이 유명한 걸로 알고 있다. 어렸을 때 유행처럼 마셨던 '호가든'이었는데... 추억이 떠오르려 한다. 그만 가슴에 묻는다.

     

    백두산 IPA / '문베어 브루잉' 핸드 크래프트 맥주
    백두산 IPA / '문베어 브루잉' 핸드 크래프트 맥주
    백두산 IPA / '문베어 브루잉' 핸드 크래프트 맥주

     

    '필라이트' 24캔 한 박스를 카트에 담아 돌아 나오려 하는데 예쁘게 생긴 맥주캔이 보여 걸음을 멈췄다. 평소 '핸드 크래프트' 맥주에 관심이 있었고, 예전에 한남동 어느 카페서 마셔본 '핸드 크래프트' 맥주가 너무 맛있었던 기억이 좋아 좀 더 살펴봤다. 맥주캔에 눈에 띈 단어가 'ALE'. 아내가 좋아하는 '1664 블랑'과 같은 에일 맥주였다. '필라이트'에 비하면 비쌌지만 한번 마셔보자 재촉해 6캔 패키지 한 박스를 담아 집으로 돌아왔다.

     

    맛있는 냉동삼겹살을 프라이팬에 굽고, 채소를 씻어 준비했다. 쌈 하나씩 싸서 아내와 '짠'을 했다. 새로운 맥주를 마셔보는 건 사소하지만 꽤나 즐거운 일이다. 잔에 채운 맥주를 입으로 가져올 땐 작은 설렘마저 느껴지는 순간이다. 코끝에 다다를 때 에일맥주 특유의 향긋함이 기대감을 배가시켰다. 드디어 목 넘김을 진행시켰다. 캬~ 큭! 웩!! 쓰다... 혀끝에 쓴맛이 가시질 않는다. '1664 블랑'을 기대했는데 너무 다른 맛이다.

     

    백두산 IPA / '문베어 브루잉' 핸드 크래프트 맥주
    백두산 IPA / '문베어 브루잉' 핸드 크래프트 맥주
    백두산 IPA / '문베어 브루잉' 핸드 크래프트 맥주

     

    그제야 백두산 IPA '문베어 브루잉' 맥주 패키지를 꼼꼼하게 살펴봤다. 박스에 표기된 '시트러스와 열대과일의 폭발적인 향과 쌉쌀함이 주는 강렬한 피니쉬'가 눈에 들어왔다. 이 맥주가 쓰다는 걸 예감했어야 했다. 이 기회를 빌어 좀 더 알아보니 맥주에는 쓴 맛의 정도를 나타내는 'IBU'라는 수치가 있는데 보통 국내 맥주의 대부분이 '라거'이고 라거의 'IBU' 수치가 10에서 20, PA(페일 에일) 맥주가 20에서 40. IPA(인디아 페일 에일)인 이 녀석은 'IBU'가 50이고 알콜 도수는 6.3% 였다. 그랬다. 쓴 맥주라고 친절하게 문구와 수치까지 표기하고 있었다.

     

    IPA(인디아 페일 에일) 맥주의 탄생 비화는 19세기 영국이 인도를 식민화하던 시절 자국의 PA(페일 에일) 맥주를 마시고 싶어 영국에서 인도로 배를 통해 맥주를 공수해왔는데 긴 항해시간과 '적도선'을 지나야 했던 당시 이동 경로 때문에 맥주가 상한 상태로 인도에 도착하는 문제를 맞이한 것이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맥주의 중요한 원료이자 방부재 역할이 가능한 쓴 맛이 나는 'HOP'을 기존 PA(페일 에일) 대비 몇 배를 첨가하였고, 상하지 않은 채 무사히 인도로 들여올 수 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IPA(인디아 페일 에일) 맥주는 쓴 맛이 강한 맥주가 된 것이었다.

     

    아내가 좋아하는 '1664 블랑'이나 '호가든'의 'IBU' 수치는 15 정도라고 한다. 백두산 IPA '문베어 브루잉' 맥주의 'IBU' 수치가 50이니 3배가 넘는 수치다. '1664 블랑'이나 '호가든'에 비하면 얼마나 쓴맛이 강한지 수치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백두산 IPA '문베어 브루잉' 맥주도 IPA 맥주로는 쓴 맛이 그다지 강한 편이 아니라고 한다. 일정 이상의 수치는 별 의미 없다고는 하지만 어떤 IPA 맥주는 'IBU' 수치가 1000이라고 하니 놀랄 따름이다.

     

    이번 경험으로 맥주의 종류에 따른 맛이 얼마나 다양하고 다른지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는 잘 모르는 해외 맥주나 국내 '핸드 크래프트' 맥주를 마셔보기 전에 나에게 맞는 맛을 가려낼 기준점을 알게 된 좋은 정보를 알 수 있었다. 곧바로 그 기준점을 토대로 알아보니 제주 맥주 '제주 위트 에일'의 IBU 수치가 16이고, 그 수치면 '1664 블랑'이나 '호가든'과 비슷하니 나와 아내의 입맛에 맞을 거 같았다. 이렇게 또 궁금한 맛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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